2018-10-14 21:35:54
<지그재그 모델링 후의 관찰 포인트>
지그재그가 저절로 나타났든지 아니면 모델링을 통해 정착시켰든지 그 이후의 변화과정은 차후 발달을 예견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다음은 지도시에 주로 관찰하여야 할 것들입니다.
■지그재그 숙달 속도
교재시야가 좁을수록, 학습탄력성이 약할수록 지그재그 풀이법을 익히는 속도나 그 수행속도가 떨어집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교재 풀이 전에 교재 전체를 관찰할 여유와 시간을 가지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그러면 자기가 어느 위치에서 시작해서 어느 경로로 이동해야 하는지 예상할 수 있게 됨으로써 풀이 중에 헤매는 일을 방지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관건은 교재시야입니다. 우리가 지그재그 풀이법을 지도해야 하는 일차적 이유가 바로 이것이죠.
교재 곳곳을 두루 살필 수 있는 교재시야를 확보하는 태도를 확립하게 되면 대뇌 전전두엽 영역을 활성화시킬 수 있습니다. 전전두엽은 대뇌의 총사령관으로 자신의 행동을 모니터하고 작업기억을 만들며 주의집중을 유지하고 계획성 있게 행동하도록 지시합니다.
지그재그가 완전 숙달된 경우 세트 당 끝번호대(#20, 30, 40 등) 1장의 표준완성시간은 대략 30초 전후입니다. 이것을 보고 숙달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점프 가능 여부

예를 들어, 2+6에서 출발해서 3+6, 4+6, 5+6까지 잘 찾아 풀었는데 그 다음 있어야 할 6+6이 없고 7+6이 이어진다면 아이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특히 잘 관찰해 보세요. 아마도 다음의 세 부류로 크게 나눠질 겁니다.
▶첫째 그룹은(퇴행), 지그재그가 중단되고 6칸을 셉니다.
▶둘째 그룹은(보충), 4+6 밑에(7+6 위에) 원래 순서인 문제 6+6=12를 써 넣은 다음 7+6의 지그재그로 나아갑니다.
▶셋째 그룹은(대안), 잠시 멈췄다가 읊조린(생각한) 후 7+6=13으로 나아갑니다.
이중 세번째 그룹의 아이가 점프에 성공한 경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지그재그 도중 이렇게 순서상 빠진 문제를 순간적으로 기억놨다가 그 문제의 답으로부터 건너가야 할 다음 문제의 답을 추리해 내는 것을 저는 점프라고 부릅니다.
점프가 가능하려면 우선 빠진 문제(6+6=12)를 잠시 기억하는 작업기억이 활성화돼야 하고, 이어서 그것에 근거하여 다음 문제의 답을 추리해내야 합니다. 이런 기능들이 지그재그 도중 반드시 발견되어야 합니다. 만일, 첫째 그룹과 같이 지그재그가 중단되는 아이라면 둘째 그룹처럼 문제들사이에 빠진 문제를 써 주세요. 그런 다음에 이런 점프상황에서 수세기로 또 퇴행하는지 아니면 돌아가지 않고 보충하는지 지켜보셔야 합니다. 둘째 그룹의 경우는 작업기억의 여유가 생기면 곧 셋째 그룹으로 넘어갈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암기력/추리력과 오류발견 기능
암기력은 어휘력과 추리력, 일정한 복습주기에 따라 결정됩니다.
아마도 2A 학습중인 아이라면 국어는 AI 전후를 학습할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국어 교재의 여러 구성요소가 다 중요하긴 하지만 저는 이야기책 읽기를 통한 음독연습을 가장 중시합니다. 그것이 어휘력을 쌓는 유일한 방법이니까요. 따라서 수학 학습을 위해서라도 이야기책 읽기 체크는 매주 지도시마다 꼼꼼히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어휘력이 부족한 아이일 경우, 이야기책의 한 이야기를 매일 한 번 씩 읽으라고 지시하기도 합니다.
한편, 어휘력이 좀 부족해도 수와 셈에서 암기력이 뛰어난 경우도 있습니다. 그 원동력은 추리력인데요, 이건 쉽게 말해 어떤 사실(전제)로부터 여러 가지 결론을 빠르게 도출해내는 능력입니다.
4+3이 7이면 4+4는 8, 5+3도 8, 14+3은 17, 13+4도 17 이런 식으로 무한히 확장할 수 있죠.
추리력이 높은 아이는 사실 굳이 외우려고 하지 않지만 반복학습에 의해암기력을 높이고 이윽고 암산에 무난히 도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조심할 것은 이런 타입의 아이는 문장제에 약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어휘력이 추리력 수준과 보조를 맞출 수 있도록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대체로 여아들은 어휘력이 높고 추리력은 낮은 반면, 남아들은 어휘력이 낮고 추리력이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어느 쪽이 더 우월하다 이런 얘기가 아니구요, 결국은 둘 다 높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당연하게도 우수아들은 이 둘을 겸비하고 있으니까요. 정말 무서운 거죠.
암기력이 부족하고 자기조절이 결핍되면 오류를 스스로 찾지 못합니다. 즉, 오류발견 활동을 통해 우리는 아동의 암기력이나 자기조절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오류발견 활동은 또한 자기점검 태도를 증진시키는데요, 이것은 A단계 이후 꼭 필요한 기능이라서 2A 학습 도중 반드시 연습되어야 합니다.
<지그재그 멈추기>
지그재그로 재미를 봤다고 해도 언젠가는 멈춰야 합니다. A단계는 아예 지그재그가 불가능한 교재로 바뀌니까요. 대체로 암기력이 뒷받침된 경우는 이른 시기에 지그재그를 스스로 멈춥니다. 그냥 교재 순서대로 푸는 게 더 빠르니까요. 하지만 대개는 2A 후반까지 지그재그에 의존하는 아이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2A 171~200은 지그재그를 멈추는 연습을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입니다. 그러니까 이 부분에서 앞서 말씀드린 지그재그의 숙련도 및 점프기능, 그리고 여기에 암기력과 오류발견 기능의 여부도 같이 종합적으로 체크해야 합니다.
<A단계 교재수행 도구: 추리와 역산>
2A단계 주요 교재수행 도구가 지그재그라면, A단계의 그것은 추리와 역산입니다.
물론, 암기는 거기에 부속되지요. 추리는 전제와 결론의 형식을 갖는 사고방법입니다. 확고부동한 전제로부터 결론을 유도해내는 것이 추리이기 때문에 전제에 해당하는 암기력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암기범위가 넓을수록 추리해내야 할 대상도 적어지므로 작업기억의 부담을 덜 수 있겠지요.
■암기전략1. 덧셈조합 분류하여 외우기
A단계는 주어진 문제의 피가수, 가수의 규칙성이 없는 대신에 서로 답이 같은 또는 유사한 문제들을 배치해서 일종의 덧셈조합을 형성하도록 유도합니다. 이것을 이전 자기조절 강의에서 '분류하기 전략'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을 겁니다.
서로 답이 같은 문제들을 몇 개의 항목으로 묶어서(청킹:chunking) 외우면 작업기억의 부하도 줄일 수 있죠.
사실, 2A 학습 도중에도 합수 10 이하의 덧셈조합은 가급적이면 중간 중간 정리해서 외우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이 A단계에 이르렀을 때 초기 학습부담을 줄여줍니다.

그런데 A단계 전반부의 덧셈조합을 한자리수+한자리수로 답이 10이 넘는 조건으로 합수 11에서 18까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보다시피, 합수 11~14까지는 조합이 14개인 데 반해 합수 15~18까지는 6개에 불과합니다. 외워야 할 조합이 2배 차이가 난다는 것은 합수 11~15사이가 몰려있는 A #11~30 사이를 #31이후보다 2배 이상 연습시켜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잊지 마세요.
학습능력이 보통이나 보통이하라면 일주일 동안 연습해야 할 덧셈조합의 수를 8개 이하로 줄이는 게 바람직합니다. 작업기억의 용량이 7(+-2)라고 말씀드렸지요? 학습능력이 부족할수록 일정 범위를 넘지 않고 정해진 조합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그럴려면 한 주에 같은 세트를 겹쳐서 가져가야 합니다. 이것을 구몬에서는 복진도라고 하지요.

복진도로 진행 중인 아동의 진도그래프입니다. 이 아동은 중상 정도의 학습능력을 가졌습니다. 보통이나 그 이하일 경우 누적 학습량은 이것의 2배 전후가 될 겁니다.
교사는 아동에게 지속적으로 조합 단위의 암기목표를 주어야 합니다.

위와 같이 표지에 적어주는 것이 가장 좋겠지요. 그리고 학습 전이나 후에 질문해서 조합별로 익히고 있는지 점검하시면 됩니다.
저는 때때로 전화번호 외우기와 같은 방식을 코칭하기도 하는데 이를테면, "더하면 11이 되는 수들은?"이라고 질문하면 "9283-7465"와 같이 대답하도록 연습하는 겁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 디지털 치매가 많다더니 정말로 예전에 비해 전화번호 외우기를 힘들어 하는 아이들이 많더군요.
■암기전략2. 머리셈 구구
구구단이라고 하면 으레 B단계 후반쯤에나 연습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저는 A단계부터 연습시킵니다. 그냥 미리하는 건 아니고 지금 학습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죠. 단 2~5단으로 국한해서 연습합니다.
일반적인 구구단 연습 같은 건 아니고 배수만 건너 세는데요, 예를 들어 2배수면 20에서 멈추도록 지시해 둡니다.

머리셈 구구를 처음 연습시킬 때는 반드시 숫자판으로 각 배수를 직접 놓아보게 한 뒤 그 수들을 읽는 것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수와 수 사이의 일정한 간격과 일정한 배열을 눈으로 직접 보고 익히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머리셈구구는 시작하는 수, 변량(각 배수의 간격), 그 다음 수를 머릿속에 임시 저장(작업기억)하면서 연속적으로 값을 출력하는 활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기기억력 향상 및 머리셈 능력의 기초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추리전략1. 상보원리 이해
암기력은 추리의 기본 전제이자 추리의 부산물이기도 합니다. 암기된 전제가 있어야 추리할 수 있지만 추리를 통해 나온 결론들은 새로운 암기를 유발시키기 때문이죠. 그런데 전제(암기)가 올바르더라도 추리가 합리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교재 풀이는 수시로 암초에 걸리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보통이나 그 이하의 학습자들에게 가르칠 추리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하죠.
앞서 말씀드린 암기전략 중 덧셈조합은 그냥 구구단처럼 외우게 하기 보다는 이해를 시킨 후 외우게 하셔야 합니다. 그 이해를 도와줄 방법이 상보원리입니다.

예를 들어, 사탕이 12개 있고 A와 B가 10개, 2개로 나눠갖고 있다고 상황을 만듭니다. 저는 보통 A와 B에 대하여 유명한 바보들인 영구와 맹구를 동원하죠. 이 상태에선 맹구가 불만이겠지요? 그래서 영구가 가진 사탕 하나를 뺏어서 맹구에게 줍니다. 이렇게 총합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둘이 가진 갯수만 바꿔보는 걸 직접 시연해 주시면 됩니다. 그러면 결국 덜어낸 만큼 채워도 총합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죠.
중요한 건 시연 후 반드시 아동이 교사의 시범대로 따라 말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의 언어로 말해야 비로소 생각하게 되고, 그 생각이 쌓여야 자기의 지식(내면화: Internalization)이 될테니까요.
"8+4에서 8을 하나 줄여 4에 주면 7+5, 그래서 8+4와 7+5는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요.
시연은 11과 12 정도만 해주시면 됩니다. 둘을 비교하면 똑같이 나눌 수 있는 수와 그렇지 않은 수의 차이도 알게 됩니다. 짝수와 홀수라는 단어는 그런 개념이 채워진 후 알려주시면 되구요.
■추리전략2. 유도하기
상보원리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추리에 써 먹을 수 없으면 무용지물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교재풀이를 직접 시범보여야 할 수도 있습니다. 시범의 핵심은 유도하기인데요, 풀어놓은 문제들과 지금 풀 문제들을 비교해서 최적의 전제를 찾고 거기서 지금 문제의 답을 유도하는 걸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당연하지만 교재 초반부는 쉬운 전제들이 될 수 있는 문제들이 상단에 배치됩니다.
이때, 모델링의 초점은 최적의 전제를 찾는 것으로부터 알맞은 연산법칙 적용과 결론유도 과정을 세밀하게 보여주는 것에 있습니다.
▶문제 비교 및 최적 전제 찾기
"풀어놓은 문제는 다음 문제의 힌트다"라고 알려주세요. 항상 풀어놓은 문제와 지금 풀어야 할 문제를 비교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 다음은 최적의 전제를 빠르게 고를 수 있어야 하는데요, 지금 풀어야 할 문제에 대해 가장 쉬운 힌트가 되는 문제(최적 전제)를 찾는 것은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야 합니다. 아마도 아이들은 유도하기 모델링 중에 이걸 제일 어려워 할거에요. 교재시야의 개인차 때문이죠.
위 예시에서 (15) 2+7의 최적 전제는 의심할 나위없이 7+2=9이겠지요? 그런데 (18) 4+8은 눈에 띄는 전제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때는 주어진 문제의 수와 같거나 가장 가까운 수를 가진 조합의 문제를 찾아봐야 합니다. 이게 아마 지도시에 도움이 될 거에요.
▶알맞은 연산법칙 적용하기
○교환법칙
2A에서 교환법칙을 활용한 암기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죠? A단계에서는 서로 교환관계에 있는 문제들을 같은 것으로 빠르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을 관찰해 보면 놀랍게도 교환관계의 두 문제를 골라내는 능력은 수리력보다는 도형추리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와 ●◆★가 서로 상동임을 인지하는 아이는 6+3과 3+6이 같음을 빠르게 캐치합니다.
순서에 관계 없이 전체 및 총량은 같음을 이해하는 데 도형추리까지 필요하다니 놀랍죠?
위 예시에서 보듯이 교환법칙은 최적 전제를 찾는 과정뿐만아니라 연산법칙을 적용하는 과정에서도 아주 중요한 수단입니다.
○수의 변량 감지
두 문제를 비교하면서 수의 증감 정도, 즉 변량을 민첩하게 알아차려야 합니다. +-3 정도는 바로 계산될 수 있을 정도로 말이죠. A단계 전반부까지는 아직 뺄셈을 배우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생활개념으로 어느 정도는 빼기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변량보다는 -변량이 좀 더 어렵겠죠. 그래서 가급적 전제는 당면 문제보다 수가 작은 걸 고르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변량을 이용할 수 있으니까요.
○상보원리
(20)번 9+3을 봅시다. 이 문제의 전제를 4+8로 잡으면, 교환법칙에 따라 4+8=8+4이고 이것은 다시 상보원리에 따라 피가수와 가수가 1씩 주고 받았을 때 (8+1)+(4-1)=9+3, 총합은 달라지지 않으므로 12가 됩니다. 유도 모델링 중에는 상보원리를 최대한 자주 시연해 주셔야 합니다. 상보원리에 통달되면 암산에 바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죠.
○복수전제
최적 전제가 달라도 결론은 같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20)번 문제인 9+3에 대하여 예시에서는 (18)번 4+8=12를 상보원리를 통해 풀어보였는데요, 이 문제는 (17)번 2+9=11을 전제로 풀 수도 있습니다. 2+9=9+2=11이므로 9+3은 12, 이런 식으로요. 때때로 교사는 동행수행(모델링을 아동과 함께 함)등을 통해 이렇게 여러 전제로부터 풀어내는 시범을 보여야 합니다. 다양한 복수의 전제로부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알게 하는 동시에 아동에게는 아동 스스로에게 가장 쉬운 최적 전제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는 것이죠.

위 교재는 제가 모델링한 것을 토대로 학습하고 있는 한 아동의 풀이 모습입니다. 이렇게 '유도하기'로 푸는 동안에 아동은 계속해서 소리내어 말하면서 풀도록 지시받고 있습니다.
혼잣말의 효과를 이용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7+5는 12니까 8+5는 13" 이렇게요. 당연히 교재 풀이속도는 더딜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이렇게 2~3주간 연습해 놓으면 혼잣말로 다져진 '사고'는 언어적 사고 안에 확실하게 편입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