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MSM 시뮬레이션: 안나를 위하여 2

postk 2024. 2. 27. 00:19
2017-10-03 18:49:03
 

우리는 그동안 구몬식 지도의 세 가지 갈래들에 대해 다루면서 그 가운데 사회문화주의 분파의 지도법인 I-METHOD의 기초이론을 공부해왔습니다. I-METHOD는 학습자의 상황에 따라 크게 두 가지 모델로 나뉘죠. 

 

 

I-METHOD는 학력함수 F(X)에서 이해(A)와 연습(X) 외에 상호작용(Interaction)이 기본 변수로 놓인 지도법입니다. 그 상호작용은 당연하게도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를 말하는 것입니다. 상호작용은 아동의 근접발달영역(zpd)에서 일어나야 하는데 근접발달영역 안에서의 상호작용은 복습과정에서 자기조절 수준을 끌어올리는 증폭과, 진도과정에서 새로운 자기조절을 획득하도록 돕는 촉진으로 구분됩니다.
우리는 우선 증폭모델 가운데 하나인, 지적표준 모델링(MSM)의 개요를 살피면서 실제 회원지도와 접목하여 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입니다.

 

지적표준(Mental Standards)이란, 구몬수학 학습그룹 안에서 향후의 발달을 이끄는 주요 변인으로서의 '수 감각'을 지칭한다고 했습니다.  6A~4A에서 형성되기 시작하는 기초 수감각 (수세기, 수직관, 수좌표 등)은 3A 이후의 연산단계에서 여러 자기조절과 지적표준을 획득하도록 하기 위한 주요 변인입니다.

 
그럼, 시뮬레이션을 이어가보죠.
 

안나는 전입 당시 초2이고 A단계를 학습중이었습니다. 재진단 결과는 위와 같았고, 상담 후에 6A의 도트학습으로 내렸죠. 국어 역시 AI에서 2A로 낮추었습니다. 언어발달단계가 모호해서 가속이 필요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사실 안나가 3A로 재진입하기까지 수업의 대부분은 이야기책 읽기와 숫자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숫자판 연습방법>

 
숫자판 연습은 처음부터 1에서 100까지 놓는 건 아니고, 구간을 정해줍니다.  10단위마다 30초의 제한시간 안에 놓을 수 있을 때 다음의 10단위를 추가해줍니다. 예를들어, 이번주 목표가 1에서 20이라면 1분 안에 놓아야 하는데 만일 성공하면 다음주까지는 1에서 30까지를 연습시키는 거죠.  최종적으론 1에서 100까지 5분 안에 놓아야 성공입니다.
숫자판은 앞면에 수가 쓰여 있고, 뒷면은 수가 없습니다.  먼저 앞면부터 순차적으로 구간을 나눠 성공시마다 확장시키되 50~60 정도를 지날 때쯤 뒷면을 연습시켜 봅니다. 이때, 만일 제한시간에서 그리 멀지 않은 수준으로 놓을 수 있으면 뒷면놓기로 전환해서 우선 50~60까지 완성시켜 줍니다. 그런 뒤에 다시 앞면으로 돌아와서 100까지를 클리어한 뒤에 뒷면도 같은 방법으로 완성시킵니다.  만일, 뒷면놓기를 시도했는데 너무 오래 걸린다 싶으면 앞면놓기를 한동안 지속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뒷면놓기 1~100을 5분 안에 놓을 수 있으면 수연산에 필요한 감각은 충분히 준비됩니다.
숫자판을 연습할 때는 사전에 구간안의 숫자알을 임의로 섞어서 아이에게 모아줍니다. 그리고 두 가지를 지시해야합니다.
 
첫째, 반드시 순서대로 놓을 필요는 없다.
둘째, 숫자를 읽으면서 놓아라.
 
숫자판 연습 중에 때때로 게임을 같이 합니다. 아이에게 파랑 또는 핑크 숫자알 중에 한 가지를 고르게 합니다. 아이가 핑크를 골랐다면 교사는 파랑이겠죠? 아이보고 먼저 5개 정도를 군데군데 놓으라고 한 뒤 교사도 같이 놓습니다.  적당히 눈치 봐가며 아이가 이길 수 있게 져주는 게임이 되어야 합니다. (교사가 이겨서 득될 게 별로 없습니다^^;) 
연습 중에 중간 중간 반드시 수세기-수직관-수좌표의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구간별 수세기 속도를 잰다든가(1분에 120 기준이라고 할 때, 1~60은 30초), 숫자알이 몇 개인지 혹은 몇 개쯤인지 세어보게 한다든가(수직관), 지정한 숫자를 찾아보라고 한다든가 하는  것이죠.  물론, 이런 일련의 점검은 반드시 따뜻하고 격려되는 분위기에서 이루어지도록 신경써야 합니다.  
숫자판 활동은 뒷판을 정복할 때까지 지속되어야 하며, 일반적으로 A~B단계 전후까지 연습해야 합니다.

 

<3A~A 진도진행 과정>

 
<손가락세기 문제>
 
교재풀이 중에 교사는 아이의 두 손끝과 눈동자를 잘 관할해야 합니다.  표준완성시간은 타이머가 재주지만 수감각인 지적표준은 오로지 직접관찰로만 드러나기 때문이죠. 안나는 더하기 1~3 진행 와중에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가끔 한동안 손가락을 세어서 더하기를 하곤 했는데, 그럴 때는 문제를 읽으며 소리내서 수세기로 더하기를 하도록 주의를 줍니다.
 

5+2=  5 더하기 2는, 5, 6, 7

아이가 더하기에서 손가락과 같은 외적 매개체를  사용하는 것은 기초 수감각 가운데 수직관과 수좌표감각의 기초인 양 감각을 이용하는 것이 현 발달수준에서는 훨씬 더 친숙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통해서도 아동의 수감각은 무자르듯이 구획화되어 있다기 보다는 나선형의 구조로 연속선 상에 놓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안나는 초2이고 그동안의 학습이나 학교교육을 통해 여러 수준의 자기조절 방법들을 배워서 알고는 있습니다. 다만 충분히 내면화되지 않아서 그것들을 잘 통제할 수 없을뿐이죠. 그래서 증폭이 필요한 겁니다.
 

 

양 감각수좌표수직관으로 충분히 진화하지 않으면 이런 손가락세기는 막을 수 없습니다.  겉으로는 안하는 것처럼 보여도 연필을 쥔 손 말고 다른 손으로, 심지어 발가락을 움직여서라도 이런 행동은 계속될 겁니다.  한편으로, 이런 행동은 유아기에 굳어진 습성이 습관적으로 반복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한, 드물게도 어떤 아이는 암산에 머리셈까지 다 되는 수준에서도 가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기도 하는데 이 경우는 자기의 머리셈이 확실한지 재차 확인(자기조절의 일환으로서)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처럼 손가락세기는 자기조절의 하나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수준이 너무 낮아서 더하기 이전의 기초 수 감각 단계의 발달이행 과정 중에는 어느 정도 효과적일 수는 있어도, 더하기 이후의 수 감각 발달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따라서 인위적으로 손가락세기를 막기보다는 그것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자기조절을 사용하도록 도와주어서 그것을 내면화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그러면 조만간 아이 스스로 손가락세기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되고 그럴 경우에만 손가락세기는 사라지게 됩니다.  
손가락으로 더하기를 하는 아이를 돕는 방법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외적매개체(손가락) 대신에 내적매개체(언어)를 쓰도록 이끄는 것입니다. 손가락 대신에 입을 열어서 문제를 읽고 가수만큼 숫자를 이동해서 세는 과정에서는 손가락 보다 훨씬 더 많은 자기조절이 개입됩니다. 물론, 이때 사용하는 언어는 아직 사적 언어(혼잣말) 단계이며, 이 시기에 이렇게 바깥으로 말을 내뱉어서 연습하지 않으면 자기조절 단계를 심화, 즉 증폭시킬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수다쟁이가 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지요.
아울러 수좌표 및 수직관의 감각을 더욱 탄탄히 하도록 숫자판과 같은 도구를 적극적으로 수업에 활용해야 합니다.  

 

 

 

<복제와 지그재그>

 

안나는 연산단계에 재진입하면서 별다른 일이 없는 한, 하루 10매 정도의 연습량을 유지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더하기 1,2,3,에서 '복제'를 사용하는 것은 확인되었죠.
 
3A 교재를 풀릴 때는 '복제'를 사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반드시 교재를 양 옆으로 펼쳐놓고 풀려야 합니다. 그러면 문제가 반복된다는 걸 왠만한 아이들은 눈치채죠. '복제'란, 자기가 푼 문제와 똑 같은 문제를 발견했을 때, 그 문제가 좀 전에 어디 있었는지 찾아서 그 답을 그대로 지금 문제에 써넣는 것을 말합니다. 이게 왜 자기조절인지에 대해서는 이미 자세히 말씀드렸으니 결론만 말하자면, 이걸 이용하지 않으면 암기가 발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당연히 그곳엔 암산도 없죠.
안나는 매 세트 마지막장 (#10,#20, #120 같이)을 30초 쯤에 완성하는 것을 기준으로 더하기 1,2,3을 완성한 후에 2A에 들어섰죠. 더하기 4가 시작될 즈음에는 아이가 지그재그를 이용해서 문제를 푸는지 관찰해야 하는데, 안나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순서대로 한번에 하나씩 풀고 있었죠.
그래서 답이 작은 문제부터 골라서 답이 커지는 순서를 찾아 지그재그로 푸는 시범을 보인 후에 따라해보게 했습니다.

동영상 서비스가 종료되어 해당 콘텐츠를 재생할 수 없습니다.

 

그랬더니 안나가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제가 옛날에 이렇게 풀었더니 선생님이랑 엄마가  그럼 안된다고 해서 그냥 순서대로 하는 거에요."라구요.
이게 무슨 말이죠? 아이가 자발적으로 지그재그(자기조절)를 사용하여 문제를 풀었는데, 다름아닌 교사가 그걸 막았다구요? ?
 
. . . . . . . . .
 
그러니 1년동안 2A를 시켜놓고도 전혀 발전이 없어 애가 이 지경이 된 것이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