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는 아동의 발달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아동의 발달을 가속화시키는 사람이다" (Vygotsky)
이 말은 제가 비고츠키에게서 가장 감동받은 명언 중 하나입니다. 동시에 이 말은, 구성주의와 사회문화주의의 차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죠.
여기서 '발달을 가속화시킨다'라는 부분에 집중해 봅시다. 비고츠키에게서 발달이란 고등정신기능의 성숙, 즉 자기조절능력의 신장을 의미합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기조절의 발달은 근접발달영역에서 최대화됩니다. 그리고 이 근접발달영역을 활용한 지도법으로 증폭모델과 촉진모델이 있음을 말씀드렸습니다. 여기서 잠시 이 두 모델에 대한 이해를 더 분명히 하기 위한 시간을 가져보죠.

두 모델은 아동의 근접발달영역(ZPD)을 설정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증폭은 학습난이도를 고정한 상태에서 자기조절 수준 자체의 심화발달을 ZPD로 설정하는 방법입니다.
반면에, 촉진은 ZPD의 허용범위 안에서 학습난이도 자체를 이동시키는 방법으로 자기조절의 통제 영역을 확대(새로운 학습에 적응)한다거나 새로운 단계의 자기조절을 유도(사고 생성)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보죠.

이것이 증폭과 촉진의 차이를 충분히 설명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의 이해를 갖추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가 증폭과 촉진을 구별해야 하는 이유는 각각의 상황에서 자기조절의 내면화가 다르게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둘 다 아동의 발달을 이끌지만 일반적으로 증폭의 상황에서 교사는 아동의 사고습관을 형성한다거나 사고의 조절, 변형, 검토에 주안점을 두고 지도해야 합니다. 한편 촉진의 상황에서 교사는 아동이 심화된 학습 또는 새로운 학습에 겁먹지 않고 대응하도록 하는 정서적 지원, 기존의 지식에서 지금 문제를 푸는 데 이용할만한 것을 탐색하도록 돕는 인지적 지원, 자기 생각에 집중하여 자기조절을 강화, 대안을 창출하도록 돕는 초인지적 지원에 힘써야 합니다.
증폭과 촉진은 아동과 교사의 '교수-학습'을 질적으로 다른 국면으로 만들며 따라서 다른 종류의 결과를 만듭니다.
구몬에서 표준학습으로 일컬어지는 '낮은 출발점, 많은 학습량, 충분한 복습, 표준완성시간'은 본래 행동주의적 지도법입니다만 이것을 사회문화주의 입장에서 받아들이면 '증폭'을 달성하는 방법으로 이용할 수가 있습니다. 즉, 낮은 출발점 또는 학습지점을 근접발달영역으로, 표준학습의 목표를 표준완성시간이 아니라 '자기조절의 증폭'으로 대체하는 것이지요.

X-method나 A-method에서는 X(작업능력)나 A(사고력) 위주의 단편적인 발달을 강조하지만 I-method에서 발달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의 경로를 모두 긍정합니다.
첫째, 메카니즘A라고 부르는 사고발달루트는 자기조절(A)의 심화과정(사고력-이해력-기억력-집중력)이고
둘째, 메카니즘X는 작업능력(X)이 사고력에 영향을 주는 과정입니다.
이 두 메카니즘 사이에 i, 즉 교사의 상호작용(Interaction)이 매개되어야 합니다. 이 상호작용의 방법이 증폭과 촉진이죠.

증폭모델에서 여러분께 제시하는 건 두 가지입니다.
사실 '증폭'을 온전하게 달성하려면 이 두 가지가 병립해야 합니다.
첫째, 지적표준 모델링(Mental Standards & Modeling : 케이몬스터즈 2007 논문 게재)
지적표준 모델링이란, 자기조절의 현 수준과 조만간 획득하여야 할 자기조절 수준 사이를 근접발달영역으로 설정하고 모델링 방법을 통해 자기조절의 내면화, 활성화를 돕는 지도방법입니다.
여기서 모델링(Modeling)이란, 학습자가 모방하기를 바라는 행동이나 사고를 교사가 시범해 보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둘째, 메타인지 피드백(Metacognitive Feedback : 케이몬스터즈 2008 논문 게재)
메타인지 피드백은 메타인지 학습법을 구몬에 도입한 것으로, 2008논문에서 최초 공개되었고 2009논문에는 조절모델이라는 이름으로 실렸습니다. 이 지도법의 목적은 아동의 메타인지를 자극하여 아동 자신이 학습의 주인임을 자각하도록 하고 자기의 학습에 책임감을 갖는 자세와 유능한 사고습관을 형성하는 데 있습니다. 메타인지 피드백은 총 6가지의 실행단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나의 생각 점검표-관찰하기-모니터링-오류발견-모니터링 피드백-궁리하기)
이제 지적표준 모델링부터 하나씩 파고들어가 보죠.

지적표준 모델링은 4 단계 순환지도모델입니다.
첫번째 단계는 지적표준을 진단하여 근접발달영역을 설정(Creation)하는 것이죠.
이것이 구몬에서는 출발점 결정이나 진도결정에 대응됩니다. 지적표준에 따라 출발점을 결정하면 일반적으로 낮은 출발점이 잡힙니다.
두번째 단계는 해당 학습에 대한 학습자의 자기조절과 주의집중 정도를 주시(Observation)하는 것입니다.
사회문화주의에서 바라보는 집중력(작업능력)은 일차적으로 자기조절 수준에 의해 규정됩니다. 더 높은 집중력을 가지려면 자기조절 수준을 끌어올려야만 하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 교사는 학습자의 자기조절 발달경로를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자기조절이 학습에 잘 녹아들면 자발적 주의집중이 가능해집니다. 자기조절이 작업능력(집중력)을 제어하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보통아들이 교재풀이 중 딴 생각을 하게 되거나 사소한 잡음, 볼거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주의(attention)를 놓치는 것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자기조절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세번째 단계는 2단계 주시를 통해 발견된 문제점에 대해 타조절(Other-Regulation)을 개입시키는 과정입니다.
교사는 아동의 학습에서 다음에 도래해야 할 자기조절 수준을 모델로 하여 직접 시범해보이거나 힌트를 주거나 이렇게 해보면 어떠니 하고 제안을 합니다. 이때 타조절의 시기가 중요한데, 일단 기다려 볼 것인지 즉시개입을 할 것인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전에 아동의 학습경향, 즉 학습유연성을 파악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학습유연성이 큰 아동에겐 일단 기회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학습유연성이 작은 아동이라면 타조절을 개입시키는 것이 오히려 기회를 높이는 일이 될 것입니다.
네번째 단계는 3단계에서 개입된 타조절이 아동에게서 내면화(자기것으로 만듬)되었는지, 이어서 활성화(학습에 실질적으로 이용)되었는지, 아니면 아동의 고착(fixation)에 의해 타조절이 실패하였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이런 것은 표준완성시간으론 확인할 수 없습니다. 자기조절은 오직 아동의 눈과 손, 혼잣말 등을 세심하게 관찰함으로써 확인될 것입니다.
이렇게 4단계를 도표로 나타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4단계 확인과정에서 자기조절의 내면화, 활성화가 미흡하다거나 타조절이 실패하였다고 판단되었을 경우에는 2단계 주시과정으로 되돌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내순환(inner cycle)입니다.
보통아들의 경우, 유연성보다 고착의 크기가 더 크기 때문에 이전의 학습경향, 습관, 인지구조를 쉽게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주시과정으로 되돌아왔을 때 교사는 아동의 상황에 맞게 어떤 타조절(도움)이 추가적으로 필요한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만일, 4단계에서 자기조절의 내면화, 활성화가 달성되었음이 확인되면 첫번째 단계로 크게 돌아가서 ZPD를 재설정해줍니다. 단원을 바꿔준다거나 과제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것이지요. 이것이 외순환(outer cycle)입니다.
지적표준 모델링 지도의 핵심은 학습자의 근접발달영역(ZPD) 올바르게 설정하는 일입니다. ZPD가 잘못 설정되면(너무 어렵거나 쉬우면) 2단계에서 아동의 자발적 주의집중을 관찰할 수 없을 것이며, 3단계의 타조절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결과적으로 진도가 정체될 확률도 높아지죠.
다음 시간엔 가상회원을 입회하여 지적표준 모델링으로 함께 지도해 보도록 하죠. 지적표준 모델링이 여러분의 현재 지도관리와 어떻게 다른지,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볼 기회가 될 것입니다.